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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정치에도 ‘복면가왕’이 필요하다
 
오늘뉴스 기사입력  2016/12/15 [21:00]
▲ 이성영 


[계양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이성영] 훌륭한 가수는 어떤 가수일까?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열의 아홉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훌륭한 가수가 곧 인기 가수는 아니다. 가수의 인기는 노래 실력보다는 외모나 패션, 또는 방송 이미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수들이 예능이나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가수의 본업은 예능이나 연기가 아니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노래를 전하는 것이다. 인기를 얻기 위해 본업을 등한시하면서 가수의 노래 자체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나빠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복면가왕’에 열광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평소의 목소리를 변조하여, 다른 외적 요소를 제외하고 진정한 노래 실력만으로 가수를 평가함으로써 진정 훌륭한 가수를 만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정치인에 대해 같은 질문을 한다면, 국민의 의사를 받들어 좋은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정직하고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도 가수와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정치인의 자질보다는 지연·혈연·학연 등 인맥이나 주변인들로부터 듣는 입소문 또는 언론에서 전하는 이미지에 따라 평가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생김새나 말투가 호감이라서, 드라마틱한 인생사가 가슴을 울려서,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지명도가 높아서, 지역구 대소사를 잘 챙겨준다는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정치인’이 아닌 ‘인기 정치인’을 뽑는다. 하지만 훌륭한 가수와 인기 가수가 다른 것처럼 인기 정치인이라고 해서 정치적인 역량이 높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미국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에 대해 미국 내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의 정책이 가져올 문제를 우려했으나 그는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대중들이 그의 인간적 매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 이라크 침공으로 국제적 혼란이 야기되고, 미국 경제는 크게 악화되어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좋은 정치인’이 아닌 ‘인기 정치인’을 선택한 귀결이다.

 

그래서 정치에서도 ‘복면가왕’이 필요하다. 가면으로 출연자의 신분을 가려야 진정한 가왕을 만날 수 있듯, 정치에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치인의 자질을 평가하여야 좋은 정치인을 마주할 수 있다.

 

언론과 시민사회, 유권자가 정치인의 가십성 행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공약과 정책적 비전이 무엇이고 정책추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야 우리 정치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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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15 [21:00]  최종편집: ⓒ 오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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