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1억 4000만 원짜리 목포 ‘김대중 마라톤대회’ 지역 육상계, 태동에 의혹 제기

지역 육상계, “목포시 요청 없이 민간인 주도로 전남도비 7000만 원 지원 배경 의문이다”
육상인, 도비와 기업체 후원금 등 대회 운영비 투명 공개 요구

강효근 | 기사입력 2017/12/11 [02:43]

난장판 된 1억 4000만 원짜리 목포 ‘김대중 마라톤대회’ 지역 육상계, 태동에 의혹 제기

지역 육상계, “목포시 요청 없이 민간인 주도로 전남도비 7000만 원 지원 배경 의문이다”
육상인, 도비와 기업체 후원금 등 대회 운영비 투명 공개 요구

강효근 | 입력 : 2017/12/11 [02:43]

▲ 사진=김대중 마라톤 대회 출발 신호를 알리기 위해 서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 대회 조직위원과 정치인들     © 강효근

 

[오늘뉴스/목포=강효근] 김대중 정신을 기린다는 목적으로 1억 4000만 원 예산으로 지난 10일 목포에서 개최된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가 국민의당 수뇌부에 대한 상호 비난으로 난장판이 된 가운데 지역 육상계가 이 대회 태동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대중 마라톤대회는 (사)행동하는양심광주전남협의회가 주관 지난 10일 목포시 삼학도 김대중 노벨평화기념관 앞을 출발해 목포시 일원을 도는 마라톤 행사로 풀코스와 하프코스 건강코스인 10km, 5km 4개 코스로 열렸다.

 

그러나 대회 출발에 앞서 이 대회를 찾았던 목포가 지역구인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안철수 팬클럽 회원으로부터 달걀을 맞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박지원 지지자로부터 ‘간신배’라는 욕설을 먹는 등 두 사람으로 인해 대회가 시작부터 엉망이 됐다.

 

이번 대회는 대회 시작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라 전남도는 도비 7000만 원을 긴급 지원했다. 그러나 목포시나 지역 육상계 요청이 아닌 광주에 사무실을 둔 단체 관계자의 요청 즉 민간인의 요청에 7000만 원이란 큰 세금을 지원한 것이다.

 

또한, 세금이 지원된 만큼 세금을 가지고 대회를 치르려면 신규로 급조된 단체가 아닌 그동안 수많은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풍부한 정식 체육단체인 목포시 육상연맹이나 전남도 육상연맹이 주최자가 돼야 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것인지 목포에서 치러진 대회에 목포나 전남 심지어 광주 육상계 등 기존 정부가 인정하는 육상계가 아닌 ‘김대중 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가 급조됐고 이 조직위가 세금을 지원받아 대회를 치른 것이다.

 

주최 측인 ‘김대중 마라톤대회 조직위’가 밝힌 이번 대회 운영비는 전남도비 7000만 원과 자체수입금 7000만 원 등 총 1억 4000만 원이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와 조선대학교, 보해양조, 한빛원전 등 민간과 공기업에서도 지원금을 받는다고 계획서를 제출 실제 얼마의 돈이 이번 대회를 목적으로 거둬졌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의문은 이 단체가 대회 운영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다. 작성자가 전남도민은 “전남 세금으로 치러진 대회로 알고 있네요. 들어보니 전부 광주나 외지서 임차했다 네요”라며 “얼마를 들었고, 얼마를 썼는지 투명하게 사이트에 공개하세요”라고 적고 있다.

 

전남도민이 지적한 것처럼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문제 제기는 바로 대회 운영을 위해 사용된 기념품과 식사 그리고 간식 그리고 개회식에 사용된 무대설치와 음향 등 대회 운영에 필요한 물품 대부분이 목포가 아닌 광주업체로부터 받은 의혹이다.

 

목포시 육상연맹 서중진 회장은 “목포에서 치러질 대회를 목포시 육상연맹이나 전남 육상연맹도 모른 채 전남도비가 7000만 원이 지원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10월 초 전남도로부터 대회 소식을 듣고 전남도에서 대회 관계자를 처음 봤다. 어떻게 마라톤과 관계도 없는 민간인의 요청으로 도비가 지원되고 개최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서중진 회장은 이어 “우리는 10월 29일 열릴 유달산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있어 대회 후 정산에만 한 달이 걸려 김대중 마라톤대회를 주최 할 수가 없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주최자가 아니라도 분야별로 분담해서 대회를 치러야 하는데 주최 측이 목포에 심판진 요청을 제외하고는 전남이나 심지어 광주 육상계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대회에 사용된 물품마저 대부분 광주로부터 공수되는 것을 알고 목포육상연맹의 역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회 조직위 정진백 상임대표는 “내가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부터 추모사업 회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 정신을 기리고 명품 마라톤 대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며 “식전 행사는 목포예술인이 총감독을 맡는 등 음향과 전기를 목포업체가 맡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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