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떠난이유...어느검사의 고백단순 절도범 17세의 가출소녀는 구속하고 자신의 스폰서와 고위공직자의 동생은 봐주고... 검찰의 세계 '충격'
17세의 가출소녀가 절도죄로 구속된 사건이 나에게 배당되었다. 그 전날 당직검사가 구속시킨 모양이었는데, 그 소녀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였고 게다가 임신한 상태였다. 지역유지로부터 호화요트를 빌려서 다녀온 여행이라고 했다. 그 요트 위에서 자신이 오일을 발라주던 아가씨의 탄력있고 날씬한 몸과 매끄러운 피부에 대해서 상세히도 묘사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사건은 고위공직자의 동생이 저지른 음주뺑소니 사건이었고, 음주운전적발이 3회째였다. 삼진아웃제에 따라 음주운전만으로도 구속되는 게 원칙이었는데, 거기에 더하여 인명사고 후 도주까지 한 피의자에 대하여 부장은 불구속결정을 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지 않고 느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러자 나는 뿌리로부터 물과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 고목처럼 안으로부터 메말라갔고 현실을 살아가는 감각을 잃어버렸다. 마치 내 영혼이 공중 어딘가를 부유하며 허깨비로 살아가는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몇배는 더 고통스럽고 더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을 것을 짐작하고 가슴이 아렸다. 위의 검사장, 차장검사, 부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나에게는 세상을 욕할 자격이 없었다. 나에게 침묵의 죄를 물어야 할 뿐. 검사가 쓴, 베스트셀러가 된 어느 책에서 그 검사는 “내가 검찰에 들어온 뒤 이 조직은 늘 추문과 사고에 휩싸였다. 그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일신하겠다는 발표를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깎을 뼈도 없는 연체동물이 된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늘 죄인처럼 지냈지만, 추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왜 싸잡아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적었다. 저 검사는 침묵한 죄와 행동하지 않은 죄를 각성하지 못하고 저렇게 가볍게 보는구나 싶었다. 그들은 법원에 접수시킨 압수수색영장을 변호사의 영장기각 청탁을 받고 법원으로부터 회수하고서는 보관본의 차장 날인을 수정액으로 지운 다음 결재 중이었는데 직원이 실수로 접수시켰다는 거짓말을 하고, 국회의원의 채용청탁비리를 봐주기 위하여 무진 애를 썼다. 17세의 가출소녀를 구속하고 자신의 스폰서와 고위공직자의 동생은 봐주던 그들은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한다.
마음이 시리고 아팠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들에게 사람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지, 그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처벌하게 하는 게 옳은지를 아프게 나에게 물었다.
*편집후기: 진실성이 있어 게재함을 알린다. -편집자- <저작권자 ⓒ 오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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