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알을 품고, 때가 되면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알 속의 병아리는 알 바깥으로 나오려고 소리를 내고, 어미는 감(感)을 잡아 바깥쪽에서 억센 부리로 껍데기를 쪼아 깨뜨려 줍니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내는 소리를 어찌 어미가 들을까마는 제육감(第六感)으로 느끼며, 그 기회를 놓칠세라 순발력 있게 쪼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온전한 병아리가 되려면 줄과 탁이 동시에 일어나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미가 너무 늦게 쪼면 병아리는 알 속에서 질식사(窒息死)하고, 너무 일찍 쪼면 덜된 병아리가 생명을 잃지요. 그러므로 간발(間髮)의 차이도 없이 알 속의 병아리와 밖의 어미가 호흡이 맞아 울고 쪼아야 하는데 이를 줄탁동시(茁啄同時)라고 한답니다. 줄탁동시! 안과 밖에 존재하는 힘이 함께 알 껍데기에 작용될 때라야 비로소 병아리는 온전한 생명체로 이 세상에 태어나듯, 모든 생명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자신의 삶 역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면 지금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학교 폭력과 입시부담 등 나이 또래의 여러 고통을 겪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알 속의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고 싶어 소리를 내듯 나도 이제 밝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줄(茁)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은 아이들이 사회의 건전한 한 일원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탁(啄)을 해주어야 하고, 지금이야말로 줄탁동시(茁啄同時)가 말하는 바로 그 ‘때’가 아닐까요? 홍성경찰서 경무과장 경감 조 준 형 <저작권자 ⓒ 오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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