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성과 사업성을 갖춘 특별한 미술관 대부도 ‘종이 미술관’

정부 지원 없이 개관 4년 만에 흑자로…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구성

강효근 | 기사입력 2016/12/20 [13:04]

예술성과 사업성을 갖춘 특별한 미술관 대부도 ‘종이 미술관’

정부 지원 없이 개관 4년 만에 흑자로…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구성

강효근 | 입력 : 2016/12/20 [13:04]

 

▲ 사진=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종이 미술관’ 전경     © 강효근

 

[오늘뉴스/강효근 기자]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들여 경쟁적으로 건립한 박물관과 전시관들이 경영 실패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예술성과 사업성을 모두 갖춘 특별한 미술관 대부도 ‘종이 미술관’을 찾았다.

 

미술관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종이 미술관’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종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 곳으로 이런 보편적 생각을 단번에 부숴버렸다.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된 본관과 어린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사이에 두고 우리의 전통 한옥 두 동과 전통 놀이장을 갖춘 ‘종이 미술관’은 탁 뜨인 광활한 벌판을 앞에 두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운치 있게 들어서 있다.

 

미술관 본관 1층에 들어서면 종이 체험장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안내 데스크에서 미술관 관람 방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미술관 관람은 먼저 2층에 전시된 예술성이 강조된 작품을 감상하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작품을 보고 나서 전통 한옥을 보는 순서다.

 

▲ 사진=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은 김양희 작가 ‘살어리랏다’     © 강효근

 

먼저 미술관 2층에 들어서자 ‘살어리랏다’란 제목으로 만든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작품은 종이로 사람의 형태를 만들어 일생을 표현하고 있다.  기어 다닌 어린아이가 성장해서 학생이 되고, 어른이 돼서 다시 늙어가는 작품의 이름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 사진=박웅순 작가 ‘피마밋서랍장’     © 강효근

 

그 옆으로 우리 전통 한지와 합지를 섞어 만든 옛 여인들의 가구들이 전시돼 있다. 피마밋서랍장과 반닫이, 함, 팔각 소반 등 우리 할머니와 할머니의 할머니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여인들의 가구가 화려한 색채와 문양이 어우러져 작품으로 거듭나 전시돼 있다. 

 

▲ 사진=2013년 작 강미라 작가 겨울 미호천     © 강효근

 

특히 ‘종이 미술관’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지를 주재료로 제작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눈 내린 겨울을 표현한 겨울 미호천과 백작, 백마흔네개의 원 등 많은 작가가 각자의 개성을 살려 표현한 특별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사진=바닷속 생물     © 강효근
▲ 사진=애니메이션 캐릭터     © 강효근


2층 전시실 관람이 끝나고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에 내려서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미술관이 입구에서부터 동심의 세계를 자극한다. 종이를 이용한 성인보다 더 큰 로봇과 다양한 물고기와 동물 그리고 TV서 방영된 인기 프로그램 캐릭터들이 전시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로봇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린이들 손을 잡고 전통 한옥으로 가는 출구를 나서면 어린아이들이 즐겁게 뛰놀 수 있는 놀이터와 전통놀이장이 보인다. 두 채의 한옥은 수입 목이 아닌 우리나라 금강송으로 지어진 것으로 일연제(一然齊)와 교월당(皎月堂)으로 명명돼 있어 운치를 더했다.

 

▲ 사진=교월당(皎月堂) 한옥 팬션이 주변 경관과 어울려 운치를 더하고 있다.     © 강효근

 

이 두 채의 한옥은 미술관 본관 3층에 마련된 게스트 하우스와 함께 관람객들이 숙박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을 받아 여행객들이 미술관에서 숙박하면서 편안히 대부도 여행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미술관의 전시물 또한, 성인과 어린이들이 모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전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미술관도 예술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춰 흑자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운영 전략임을 엿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경영 전략으로 ‘종이 미술관’은 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이 개관 4년 만에 미술관 운영을 흑자로 전환하는 결과를 보여 현재 경쟁적으로 지어진 적자투성인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각종 전시관과 박물관들의 새로운 경영 모델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 사진=최재혁(왼쪽) 미술관 대표와 필자     © 강효근

 

대부도 ‘종이 미술관’ 최재혁 대표는 경영을 전공한 전직 은행원 출신이다. 그는 “개인이 미술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술관이 단순 예술성만 가지고는 경영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영 전략으로 개관 4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정부의 개인 미술관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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