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에 대한 오바마의 인식과 봉선화 연극

이영노 | 기사입력 2014/04/30 [08:09]

위안부에 대한 오바마의 인식과 봉선화 연극

이영노 | 입력 : 2014/04/30 [08:09]
<기고>  전  대  열 (전북대 초빙교수)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방한은 원래 계획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한국 측이 미국정부와 유기적인 협의를 한 끝에 한국과 일본을 하루씩 방문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나 일본의 끈질긴 요청으로 2박3일로 낙착했다.
 
그러나 형식은 국빈방문이지만 퍼스트레이디의 동반이 없어 사실상 실무방문으로 격하된 셈이다.
 
일본에서는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확고한 안보인식을 바탕으로 ‘대성공’이라고 자찬하고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환태평양 경제협력이라는 TPP를 외면함으로서 오바마는 일본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게다가 말썽 많은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서도 전범으로 처형된 이들을 옹호하며 “나라를 위해서 생명을 바친 분들의 명복을 비는 것”이라고 면전에서 강변하여 미국의 심기를 어지럽혔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끝난 후 도조 히데키 등 일본전범 14인은 사형이 집행되었고 이 모든 재판은 미국이 주도한 바 있다.
 
아베는 이들 전범을 순국자로 표현하여 전범재판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오바마는 한국에 도착한 후 세월호 참사로 유례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민을 위로하고 30초의 묵념을 올리고 안산 단원고에는 백악관의 묘목 한그루를 기증하는 등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박근혜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질문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진해서 위안부문제를 언급하는 역사인식을 토로했다.
 
“전시(戰時)임을 감안해도 일본군 위안부는 충격적인 성폭행”이라고 확언했다.
 
 미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가 “위안부라는 말보다 성노예라는 표현이 맞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맥락이다.
 
그는 일본의 아베총리에 대해서도 “일본국민과 아베총리도 과거가 정직하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완곡하게 답변하여 역사 수정주의에 몰두한 일본 지도자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일본의 일부 정치 사회지도자들이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확실히 밝힌 셈이다.
 
그의 높은 경륜은 일본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층 빛을 발휘했다. “일본과 한국국민의 이해를 봤을 때 과거보다는 앞을 봐야 된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과거의 긴장을 솔직히 해결하고 동시에 미래에 눈을 맞춰야 하며, 모든 사람들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강력한 충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임을 모를 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통령도 건드리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를 스스로 거론하며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인권에 대한 그의 인식수준을 짐작하고도 남게 한다.
 
또 한일회담으로 모든 것이 타결되었다는 일본에 대해서 “피해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고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여 진정성 없는 일본의 변화를 촉구했다.
 
일본은 오바마를 국빈으로 초청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영토문제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간다고 생각한 듯싶었으나 아무 것도 주지 않고 제 것만 챙기는 우(愚)를 범 한데다가 젊고 패기에 넘치는 오바마의 역사인식을 얕보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고백을 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굴욕과 부끄러움, 창피함과 분노를 표현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비통했던 과거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세상 모두를 향하여 자신을 발가벗겼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모이는 ‘수요집회’는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권운동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할머니들은 너무 노쇠하여 한 분씩 천국으로 떠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일본의 진정한 사과다.
 
 무라야마와 고노는 총리와 관방장관으로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보여주며 사과했으나 그 뒤 일본정치지도자들은 이를 부인하며 극우로 치닫고 있다.
 
봉선화가 보여주는 배문하의 양심의 갈등이 우리 민족 모두의 아픔이 아니겠는가.
 
역사의 진실을 부인하는 일본의 양심을 세계인이 지탄하고 있음을 하루 빨리 인식하고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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