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협전북, 구충제는 1년에 한번?...20일에 1회씩 3회

<기고>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원장 최영득

이영노 | 기사입력 2016/09/27 [05:23]

건협전북, 구충제는 1년에 한번?...20일에 1회씩 3회

<기고>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원장 최영득

이영노 | 입력 : 2016/09/27 [05:23]
▲ 최영득 건강증진원장     ©이영노

구충제는 1년에 한번

<기고>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원장 최영득

과거에는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꼭 복용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년에 두 번씩 구충제를 복용해야 할 상황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고,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복용하는 것이 옳은 시대가 되었다. 구충제 투여의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해도 ‘1년에 두 번’ 같은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의사나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와 안내에 따라 투여해야 한다.

 

기생충 왕국부터 현재까지

돌이켜보면 전 국민의 연 2회 구충제 복용은 우리나라가 ‘기생충 왕국’으로 불리던 시절에 유행했던 슬로건이었다.

 

그 당시에는 국민 100명 중 70~80명이 장내에 기생충 감염을 가지고 있었고, 모든 국민에게 1년에 두 번씩 구충제 복용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 토양매개성 기생충의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국민의 장내 기생충 감염률은 회충, 편충, 구충 등 토양매개성 기생충만 볼 경우 100명 중 0.2명 정도로 현저하게 낮아졌고, 기생충 감염에 의한 질환의 빈도 또한 크게 감소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민이 연 2회 구충제를 복용하는 방식의 캠페인은 이제 불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구충제의 개념도 바뀌게 되었다. 당시 대국민 캠페인으로 연 2회 복용을 권하던 구충제는 토양 매개성 기생충에 잘 듣는 종류로 누구나 쉽게 일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현재 구충제의 종류는 항원충제, 항말라리아 약제, 선충류 구충제, 흡충류 및 조충류 구충제, 살충제 등으로 다양해졌고 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없는 특수 약품도 많아졌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종류가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구충제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해진 이유는 총 감염자의 수가 감소했지만 인체 감염 기생충의 종류는 다양해졌고, 기생충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추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구충 개념의 변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기생충 질환은 간흡충증, 장흡충증, 요충증이며 감염자 수는 적지만 말라리아, 편충증, 고래회충증, 개회충증, 스파르가눔증, 톡소포자충증, 가시아메바증 환자 등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이들 중 일반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광범위 구충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요충증과 편충증 정도이며, 나머지 것들은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약제를 사용하거나 수술이나 다른 처치가 필요한 경우이다.

 

더구나 요충증이나 편충층의 약물 치료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요충의 경우 한 번의 구충제 투여만으로는 완치할 수 없으며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재감염이 신속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20일 간격으로 최소한 3회 이상을 투여해야만 요충을 치료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반드시 가족이나 유치원생 등 구성원 전원을 함께 치료하는 집단투약을 해야 한다는 점이 매우 까다롭게 작용한다. 그리고 이불, 옷, 수건 등을 깨끗이 하고 햇볕에 말리는 등 환경개선과 함께 놀이 후나 식사 전 등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는 어린이에 대한 보건교육도 함께 시행되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요충증을 퇴치하는 일이 이렇게 까다롭기에 의사나 전문가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

 

편충증의 경우에는 사실상 일반 구충제의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국내에 시판되는 구충제중 편충증에 잘 듣는 약제가 없어 편충 감염이 심할 경우 치료를 위해 의사나 전문가의 자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항말라리아 약제나 간흡충증, 장흡충증의 치료에 사용되는 구충제는 의사 처방약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반인이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항말라리아 약제는 말라리아 환자에 대한 치료 목적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시에 예방약으로 복용하기도 하므로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간흡충증과 장흡충증에 사용하는 구충제는 현재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 약물의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구입이 제한되고 있다.

 

고래회충증과 스파르가눔증은 수술적은 병소 제거 외에 마땅한 진단이나 치료방법이 없으며 구충제 투여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개회충증도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치료를 위해 일반 구충제 사용이 가능하기는 하나 약제 용량과 복용 기간 및 횟수 등을 정밀하게 결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가의 지견과 자문이 필요하다. 톡소포자충증과 가시아메바증의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있지만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되어 있고, 주의할 점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반드시 의사와 의료진의 보호 하에 투약을 해야 한다.

 

단순하게 연 2회 복용 ‘지양’

구충제 투여를 해야 하는 경우는 초등학교 이하의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 요충과 같은 접촉성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있어 가족 전체에 대한 집단 투약이 필요할 때, 해외여행 후 기생충 감염이 의심될 때, 생선·육류·야채 등의 생식을 즐겨할 때를 들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구충제를 해열제나 두통약 같은 일반 약품 개념으로 생각하여 1년에 두 번 복용한다는 식의 생각은 지양되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은 “50~60년 전처럼 전 국민의 장내 기생충 감염률이 높지 않은 지금, 구충제를 1년에 두 번 복용할 필요가 없다. 기생충 질환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그에 따라 약물 복용과 치료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올바른 투약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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