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이봉명 작가, ‘바람의 뿌리’ 시집 출시

심근을 울리는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 <지상의 빈 의자> <포내리 겨울>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 <바람의 뿌리> 산문집 <겨울엽서> 등 저서

이영노 | 기사입력 2017/12/16 [02:31]

무주군 이봉명 작가, ‘바람의 뿌리’ 시집 출시

심근을 울리는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 <지상의 빈 의자> <포내리 겨울>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 <바람의 뿌리> 산문집 <겨울엽서> 등 저서

이영노 | 입력 : 2017/12/16 [02:31]

▲ 이봉명 작가의 시집     ©이영노

[오늘뉴스/이영노 기자] 무주작가회의, 전북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봉명 작가가 또 시집을 발행했다.

 

바로 ‘바람의 뿌리’

 

이 시집을 들여다보면 어떤 꽃에서 퍼 왔느냐고/묻지는 못했다/들에서 산에서/깊은 산골 이름 없는 꽃에서/얼마나 애를 끓이며 퍼 날랐으면/맑고 붉고 투명하다 못해 달콤하기까지 하던/꿀은 <벌꿀 2, 부분>‘꿀벌의 시인’등을 작가 이봉명 시인은 묘사했다.

 

또한 쉬지 않고 자연에 다가가며 매만져 낸, 이제는 더욱 깊고 그윽해진 벌꿀 같은 시편들을 보면서 낙엽 자욱이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포내리의 꿈을 펼치고 있다.

 

또, 적상산의 사계를 가슴에 품고 적상산보다 더 불타는 가슴으로 평생 시를 써 온, 적상산과도 바꿀 수 없는 반가운 시편들로 말미암아 올 가을 적상산 단풍은 더욱 붉게 하고 있다.

 

이봉명 작가 시에는 무주의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뒤척임이 느껴지며 『꿀벌에 대한 명상』,『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포내리 겨울』,『지상을 날아가는 소리』,『지상의 빈 의자』등과 같이 전원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쓴 시에는 그의 일상들이 치장하지 않은 민낯으로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무주 적상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며 살아오는 동안 햇빛과 흙과 물의 흐름과 이치를 깨달아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고 익혀 시로 풀어내는 법을 안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사람의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

 

다시 겨울이 왔다. 적상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잉잉대는 밤, 그는 자신만의 풍경에 불을 켜고 켜켜이 쌓인 시어들로 밤을 보낼 것이다 고 김옥경 시인은 표현했다.

 

이병초(시인) 웅지세무대 교수는 서평에서 ‘순정한 언어의 문간에 적힌 비망록’에 대해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쓸려 한데 몰리는 노란 잎들을 밟으며 누가 반갑게 다가올 것 같다.

 

오래 잊고 살다가 무심코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묻듯 무주 적상산 주변도 은행잎이 휘날릴 터이다.

 

어쩌면 일기예보에 흘릴 새도 없이 첫눈이 왔을지도 모르겠다. 꿀벌들이 죄다 벌통 속으로 들어가서 겨울잠에 들었을 때이니 말이다.

 

계절의 시간표를 거절하지 못하고 이봉명 시인도 한 해 농사를 갈무리할 것이다. 라고 표현했다.

 

또, 이봉명의 시는 이런 우려를 애초에 가지지 않았다. 현대인의 불안한 정서를 동어반복의 피곤한 회로로 감아보이지 않음은 물론 최첨단의 사유와 최첨단의 방법론이랍시고 떠벌려 놓고 모국어를 학대하는 무례함도 없다. 주체와 대상간의 접촉 거기서 촉발되는 시의 발화점으로부터 언어에 색깔을 입히는 이미지의 펼침, 종결어미에까지 공력을 들인다.

 

다음은 겨울밤 부분을 표현한 시이다.

 

아무렇게나 널려진 집으로

그날 밤 눈이 내렸다

아버지가 불러온 가난과

어머니가 챙겨둔 부끄러움을

아이들은 잊은 채

싸늘한 아랫목에 잠들고

소리없이 소리없이 밤이 깊었다

비겁하게 세상을 탓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한 건 순전히

밤이 무섭기 때문이었다

 배고픈 아이들이 잠 속에서 울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긴 밤을 뒤척이다가

 수북이 쌓인 눈길을 쓸어야 하는 일

 모두가 쌀밥으로 보이는 눈 내린 밤

 아이들이 자꾸 운다 그리고 그들은

 꿈속에서 외친다

 슬픈 것 아픈 것 추운 것 다 잊을 수 있어도

 배고픈 건 싫다

 가난은 부끄럽지 않아도

 허기진 밤이 깊을수록

 자꾸만 무섭다

 -「겨울밤2」, 부분

 

쉬지 않으리

 5월의 우거진 꽃 숲을 헤치며

 쉼 없이 건너서

 그대에게 다가가리

 넓은 들에서 멈출 줄 모르는

 바람을 가르며

 눈부신 햇살 쏟아지는 하늘에 떠 있는

 저 꽃의 향기 따라

 그대에게 날아가리

 이 세상 모든 것보다 더 소중한

 너를 위하여

 그대에게 날아가리

 무섭다고 떠나는 자보다

 다시 돌아와

 어린뿌리 뻗는 그대에게

 우거진 나무 사이로 꽃 피우는

 겨울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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