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찾은 부산, 정말 놀랍고 감동적”

독일 의료지원단 유일 생존자 칼 하우저 씨, 부산 서구 소재 적십자병원 터 방문

김종환 | 기사입력 2017/11/12 [19:15]

“60년 만에 찾은 부산, 정말 놀랍고 감동적”

독일 의료지원단 유일 생존자 칼 하우저 씨, 부산 서구 소재 적십자병원 터 방문

김종환 | 입력 : 2017/11/12 [19:15]
▲ 부산 서구 서대신동 옛 부산여고 지역은 한국전쟁 직후 당시 독일적십자 병원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그곳에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제공-부산 서구청)     © 김종환

 

[오늘뉴스=김종환 기자] “60년 전 의료지원단으로 활동했던 자리에 이렇게 서 있게 된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정말 감동적이다.”

 

한국전쟁 직후 독일이 한국에 파견한 의료지원단의 유일한 생존자인 칼 하우저 씨(87)가 약 60년 만인 지난 11일 오후 4시 당시 독일 적십자병원 터였던 부산 서구 서대신동 옛 부산여고 자리를 찾았다. 이곳에는 지난 1997년 당시 의사였던 최하진 박사와 환자였던 화가 이한식 선생이 보은의 뜻을 담아 세운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하우저 씨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이날 오전 유엔기념공원에서 개최된 한국전쟁 유엔군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인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에 참석한 뒤 이곳을 찾았는데 부인과 두 손녀를 비롯해 당시 함께 일했던 수간호사 샤롯데 코흐 수녀(2016년 작고) 등 의료지원단의 유가족 10여 명도 함께 했다.

 

독일 의료지원단(연인원 117명)은 정전협정 체결 직후인 1954년 5월 17일부터 1958년 12월 31일까지 이곳에 적십자병원을 개원해 전쟁 부상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 기간 진료환자 수는 27만여 명에 달하며, 당시 한국인 의사·간호사 교육에도 적극 나서 우리나라 의학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우저 씨는 전기기술자로 의료지원단에 참여했는데 당시 부산에는 변변한 발전시설도 없어 독일에서 가져온 디젤 발전기 2대를 돌려 병원을 운영해야 했다고 한다.

 

하우저 씨 등은 이날 기념비에 헌화와 참배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당시 동료, 그리고 함께 온 그들의 가족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면서 “당시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부산역, 부두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찾아가라고 하면 못 갈 것 같다.”라며 옛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극제 서구청장은 하우저 씨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독일 의료지원단은 전쟁 직후 부상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우리 국민들에게 인류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독일 의료지원단의 고귀한 사랑과 헌신을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기릴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에 독일 적십자병원 터의 현충시설 지정을 신청하는 등 적극 관리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칼 하우저 씨가 유기준 국회의원(가운데), 박극제 서구청장(오른쪽) 등 참석자들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제공-부산서구청)     ©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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